언론보도

[경남도민일보] 아동안전지도

관리자 2015.07.09 16:02 조회 : 2483
 [경남도민일보]
어린이가 찾아낸 '안심 등하굣길' 지도로

-학생들이 직접 학교주변 돌며 조사, 위험한 곳 안전한 곳 지도에 표시-

정봉화 기자 bong@idomin.com

2015년 7월 8일 수요일 

 

"이곳은 공사하는 곳이어서 위험하니까 우리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원 근처에는 공공시설이 많아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지난 3일 창원시 봉곡동에 있는 상북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 이 반 학생 20여 명이 지도 제작에 한창이었다. 이날 수업 주제는 '아동안전지도' 만들기. 학생들은 모둠별로 만든 지도를 가리키며 다른 친구들에게 또박또박 설명했다.

아동안전지도란 학교 주변에서 범죄 발생 우려가 있는 위험한 공간과 대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표시한 지도다.

초등학생들이 학교 주변을 직접 다니며 위험하거나 안전한 공간을 스스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한다. 여성가족부가 아동·여성보호 지역연대 사업으로 지난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상북초 6학년 1반 학생들도 이날 오전 성범죄 예방에 관한 강의를 듣고 나서, 교사·학부모들과 함께 8∼9명씩 세 모둠으로 나눠 학교 주변을 구석구석 둘러봤다. 어느 길이 통행하는 사람이 많고,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안전 공간과 위험 공간을 찾아 사진을 찍고, 동네 주민과 인터뷰도 하며 지도에 표시할 정보를 모았다.

현장조사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온 학생들은 학교 주변이 찍힌 큰 사진 위에 CCTV설치지역·가로등·사각지대·공공기관·아동안전지킴이집 등 안전한 곳(녹색)과 위험한 곳(빨강)을 스티커로 표시하고, 구체적인 정보는 붙임쪽지에 썼다.

모둠별로 지도 제작이 끝나자 학생들 발표가 이어졌다.

"여기 골목길은 쓰레기가 많고, 여기서 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위험합니다. 가로등이 없어 가지 않아야 합니다. 불법주차가 많은데 갑자기 아이들이 뛰어나올 수도 있어서 불법 주차를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민원센터 앞에서 술 마시고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골목에는 개를 키우고 있어서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도 제작에 참여한 권옥현 군은 "현장 조사할 때 더웠지만 친구들과 돌아다녀서 좋았다"면서 "평소 몰랐던 곳을 직접 돌아보니까 어디가 안전하고 위험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연 양은 "저학년들은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학교 주변을 잘 모르는데, 우리가 만든 지도로 위험한 곳을 직접 알려주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 김희수 양도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위험한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번에 학교 주변을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6학년 학생들이 만든 아동안전지도는 학교 게시판에 전시해 전교생이 공유하게 된다.

아동안전지도 제작을 담당한 남점이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안전지도는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한 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이번 안전지도 제작으로 학교 주변 위험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이 만든 아동안전지도는 여성가족부 아동여성안전지역연대 홈페이지(safenet.mogef.go.kr)에 등록해 자치단체마다 담당 공무원들이 공유하도록 하고, 이후 아동안전지도를 활용한 후속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도 제작 과정에서 새롭게 지적된 위험 요소는 관련부서와 기관 등에서 개선 조치를 병행하게 된다.

창원지역은 지난 2011년 아동여성인권연대를 중심으로 창원지역 105개 초등학교에서 '아동안전지도' 제작을 완료했다. 이어 2012년 15개교, 2013년 34개교, 2014년 32개교가 지도 보완과 개선작업을 했다. 




댓글쓰기

전체 댓글 (0)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