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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여자를 노린다···그날 나도 강남역에 있었다

관리자 2016.07.02 21:07 조회 : 3652

기사제목 : 여자를 노린다···그날 나도 강남역에 있었다

기사출처 : 중앙일보 , 2016.05.25ㅣ강미소 기자, 김성현 인턴기자 , smile83@joongang.co.kr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본 도시 속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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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사건이 있었던 날 밤 강남역에 말입니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술도 마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냥 운이 좋았던 겁니다. 이 도시에서 여자로서 살아가는 건 서바이벌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마트 주차장에 갈 때는 차에 타자마자 재빨리 문을 잠급니다. 행여 누가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요. 낯선 남자와 엘리베이터를 타면 상대가 층의 버튼을 누르기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는 구석에 기대서서 그가 수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살핍니다. 건물 공용 화장실을 쓸 때면 신기록이라도 세우듯 10초 만에 볼일을 보고 나옵니다. 너무 예민하다고요? 어린 시절 제가 성추행과 납치를 당할 뻔한 공간이 바로 그런 곳들이었으니까요. 도시는 더 발달하고 치안도 강화되고 있다지만, 제게는 별로 달라졌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일 들려오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 소식에 두려움만 커집니다. 왜 이 도시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건 이토록 위험한가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며칠 동안 강남역 일대를 살폈습니다. 전문가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범죄는 성차별적으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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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2014년까지 발생한 흉악범죄의 남성 피해자 수는 900여 명 감소했다. 반면 여성 피해자는 8000여 명이나 늘었다. 흉악범죄 피해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이다. 그 이유를 두고 어떤 이는 강간 피해 신고율이 늘어서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서라고 말한다. 그러던 중 강남역 살인사건이 터졌다. 사건 당일 현장 근처에 있었던 나는 그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내가 피해자가 되었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다. 다시 찾은 강남역 일대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았다. 또 다른 여성 피해자가 나올 만한 안전 사각지대가 눈에 띄었다. 사건이 벌어지고 며칠이 지났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치 줄을 쳐놓고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거미처럼 범죄자들은 거리 곳곳의 어둠 속에 숨어 피해자를 노린다.


흉악범죄 피해자 10명 중 8명이 여성 4년간 8000명 증가…남성 900명 줄어 “이런 불안에 공감 안 하는 사회에 좌절”

상가화장실·주차장·승강기 택시 등 폐쇄된 공적 공간이 안전 사각지대 500명당 경찰관 한 명, 순찰 인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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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만약 그날 친구가 할 일이 있다며 평소보다 일찍 자리를 파하지 않았다면, 2차를 위해 강남역 방향이 아닌 그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 피해자가 있던 식당으로 갔다면, 노래방을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범행이 벌어진 건물의 노래방으로 갔다면, 내가 죽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간발의 차이로 간신히 살아남은 것이다. 이제는 화장실도 마음 놓고 다니지 못하는 건가. 불안과 공포에 소름이 돋더니, 그 뒤에는 울분이 밀려왔다.

내 이야기를 들은 동료 여기자가 말했다. “예전에 친구랑 친구 애인이랑 저녁을 먹다가 친구가 화장실에 갔는데 도통 안 오는 거야. 불안해서 친구의 애인과 같이 가봤더니 내 친구 위에 덩치 큰 남자가 올라타 있더라고. 그 남자가 화장실 문을 여는 친구를 안으로 밀친 후 일을 벌였던 거야. 친구 애인이 남자를 잡아 끌어내고 흠씬 두들겨 팼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만약 나 혼자 찾으러 갔다면 나도 당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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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범죄가 얼마나 많았는지 보자. 지난해 9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부가 납치되었고, 며칠 후 서울 성동구 빌라에 주차된 자신의 자동차 트렁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7월 수원에서는 40대 남성이 술에 취한 여대생을 상가 화장실로 데려가 폭행해 죽였다. 당시 남자친구도 함께 있었지만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 범행을 벌였다. 여성들이 일면식도 없는 범죄자로부터 돈을 뺏기고 강간을 당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사건이 매일 전해진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우리나라만큼 야밤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고. 과연 여성에게도 안전할까? 자료를 뒤져봤다. 대검찰청에서 내놓은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강력범죄 중에서도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흉악범죄 피해자 중 여성의 비중은 2002년 75.6%에서 2014년 84.7%로 증가했다.

예전에 비해 성폭력 신고율이 높아진 게 이유라고 하지만 여성 피해자가 너무 많다. 살인사건만 봐도 그렇다. 미국의 경우 2014년 살인 피해자 중 남성이 9246명, 여성이 2681명으로 여성이 22.5%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피해자는 남성이 511명, 여성이 404명으로 여성 비중이 44%나 된다. 유엔마약범죄연구소가 2013년 펴낸 보고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살해되는 몇 안 되는 나라로 한국과 일본, 홍콩을 지목했다. 내가 느낀 막연한 불안감은 상상이 아닌 현실이었다.

같은 사회를 살고 있지만 남녀의 불안감의 정도는 갈수록 차이가 커진다. 통계청의 ‘사회안전의식’ 조사에서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이 2008년에는 남성 49%, 여성 54%였는데, 2012년 조사에서는 남성이 34%, 여성은 41%였다. 5%포인트였던 두 집단의 불안감 차이가 2012년에는 7%포인트로 확대된 것이다. 왜 우리 사회는 여성 안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혼자 사는 여성의 비율이 증가하는 등 사회가 변하는데 정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 전반의 치안 수준은 올라가도 약자를 위한 세분화된 정책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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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소식을 접한 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18일 오후 사건 현장에 가봤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 1층은 식당, 나머지 층은 노래방으로 운영된다. 새벽 1시였다고 하지만 근처에 클럽이 있어서 강남역 유흥가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 중 하나다. 남녀 공용인 화장실은 1층 노래방 입구에서 계단 8개만 올라가면 있다. 길가에서도 훤히 보인다. 도어록이 달렸지만 고장 난 상태였다. 내가 근처를 서성이는 사이 지나가던 젊은 여성들은 사건 현장을 쳐다보며 하나같이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훤히 보이는 곳이었어?” “진짜 여기가 맞아?”

강남역 10번 출구로 향했다. 서울에서 가장 시끄럽고 번잡한 이곳에 평소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여자라서 죽었다’ ‘여자로 태어난 게 죄인가’ ‘같은 여성인 나는 그저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출구 유리벽 빼곡히 붙은 추모 메시지를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읽고 있었다. 여성들은 헌화를 하고 추모의 글을 남긴 이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사건 관련 기사를 일본어와 영어로 번역해 강남역에 붙이던 강모(30)씨에게 사건 관련해 심경을 물었다. “여성에 대한 범죄가 워낙 잦아 항상 두려워하고 조심하며 살았어요. 한번은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를 지나는데 어떤 남자가 다짜고짜 머리를 치고 가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고 조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풍조를 방치한 사회가 변해야 해요” 김모(30)씨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UN연설에서 했던 ‘인류 절반의 발전이 저해받는 한 인류 전체가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추모현장에 붙였다. “여기 모인 내 또래 여성들은 이런 일이 얼마든지 자기 자신에게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불안에 떨고 있어요. 그런데 사회가 이런 감정에 공감해주지 않아 좌절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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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날 강남역에 있었지만 운 좋게 살아남았다. 사실은 그곳을 떠나 집으로 가는 길에도 숱하게 불안감을 느꼈다. 사건 발생 2시간 전인 16일 밤 11시쯤 친구를 먼저 택시 태워 보내고 ‘늘 그러하듯’ 택시번호를 메모장에 적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도중 배터리가 떨어져 휴대전화가 꺼졌다. 역에서 집까지 인적 드문 길을 10분 동안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어두운 골목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휴대전화만이 실낱같은 구원줄이다. 꺼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짐짓 태연한 척 빠르게 걸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서 가장 뒤쪽 구석에 몸을 기댔다. 얼마 전 10대 남성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모르는 여성을 벽돌로 내리친 사건을 CCTV 영상으로 본 후로는 내 뒤에 사람이 서지 않게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 현관문까지 걷는 4~5초의 시간도 두렵다. 유치원 시절 아파트 계단에서 20대 남자가 나를 억지로 끌고 가려던 경험 때문에 아파트 곳곳의 어둑한 공간을 무서워하게 됐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를 때는 키패드를 손으로 가린다. 여성 혼자 사는 집 현관문에 CCTV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몰래 침입한 남자 이야기가 생각나서다. 문을 닫고 도어록이 잠기는 소리를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이 된다.

여자의 귀가에는 매 순간 긴장이 촘촘하게 서려 있다. 곳곳이 안전 사각지대인데 사회의 방범망은 성기게 처져 있다. 크고 힘센 남성들만 그물 위에 안전하게 남고 작고 약한 여성들은 구멍 사이로 다 빠져 떨어지고 만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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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벌어진 시각의 강남역을 보기 위해 20일 금요일 자정 무렵 사건 현장을 찾았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남녀가 무리 지어 걷고 있고 클럽과 유명 술집 앞에는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사건 현장 주변 거리는 걸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호스트바 호객을 하는 삐끼에게 수차례 팔을 붙잡혔다. “위험하다고요? 이렇게 사람이 많고 밝은데요?” 길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유모(22·여)씨는 오히려 반문했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유흥가 사이사이 사람의 눈이 미치지 않는 위험 공간들이 어둠 속에 숨어있었다. 일부 건물의 주차장은 1층인데도 조명 하나 없이 캄캄해서 무서웠다. 울타리나 문도 없이 개방된 채였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도로에서는 모를 것이다. 문을 연 가게나 가로등도 없이 어둠에 싸인 골목을 지날 때는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다. 건물과 건물 사이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공간이 불빛 하나 없이 방치된 곳도 있다. 완력에서 남성에게 밀리는 여성이 이런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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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밤 서울 양재동의 한 골목. 건물 사이 좁은 공간이 어둠에 싸여 있다.

건물 20여 곳을 둘러봤는데 공용 화장실만 갖춘 곳이 절반 가까이 된다. 지난 사건을 의식한 듯 여자들이 무리 지어 화장실을 가거나 남자 동행이 여자화장실 앞을 지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별도의 방범 장치를 부착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노점을 운영하는 권모(55·남)씨는 “여기 오래된 건물이 많아 대부분 공용 화장실인데 이런 범죄는 처음이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여성들 반응은 달랐다. 문송화(21·), 김소현(21·여)씨는 “원래도 상가 화장실은 무서운 공간이었는데 이번 사건 이후 모방 범죄가 많아질까봐 친구들끼리 꼭 붙어서 갔다 온다”고 말했다.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도시 속 위험 공간은 물리적 약자인 여성의 안전을 위협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서울시 여성안전 현황을 연구했던 노성훈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물었다.

“도로와 길거리는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적(Public) 공간’이고 주택은 ‘사적(Private) 공간’입니다. 공공 공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사적 공간은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둘 다 안전한 편입니다. 문제는 공적, 사적 공간이 혼재(Semi Private)된 경우입니다. 공공 화장실이 대표적이죠. 누구나 오갈 수 있지만 화장실이라 폐쇄적이거든요.”

공중화장실 관련 법은 일정 면적 이상인 경우에만 남녀 화장실 분리 설치를 의무화했고 2004년 이전 지어진 건물은 이마저 해당하지 않는다. 노 교수는 공간에 대한 소유권 문제를 지적했다. “공적 공간은 경찰 등 치안 담당이, 주택 등 사적 공간은 거주자가 방범을 확보합니다. 그러나 공중화장실은 누구도 방범 책임을 지지 않죠.” 그는 영국의 예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영국의 경우 상가를 운영하는 주인이 반경 몇백 미터 안의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 민사 책임을 집니다. ‘제3자 경찰’(Third party polician)이라고 불리는 이 정책이 시행된 후 상가범죄 발생이 크게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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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도촬`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

강남역 사건에서 나는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밤늦게 다니지 않고, 화장실을 골라 다니는 등 앞으로 내 행동을 조심해야 할까? 아니, 여자들의 행동에 제약을 가할 것이 아니라 도시 치안 수준을 물리적 약자인 여성들까지 안전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당장 치안 확보를 위한 경찰력부터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경찰 한 명이 담당하는 인구가 498명으로 미국(401명)·프랑스(348명)·독일(320명)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많다. 노 교수가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순찰 인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경찰이 집회를 막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다 떠맡기 때문입니다.”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에 입각해 도시 공간을 안전하게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노후주택이 밀집된 지역과 좁은 골목길, 관리가 미흡한 공공시설과 공공 공간 등 범죄율이 높은 공간들이 따로 있다. 도시와 건물을 설계할 때 범죄의 기회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범죄예방환경설계다. 예를 들어 건물의 출입부나 계단처럼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공간의 벽을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사작지대를 없애고, 건물과 건물 사이 틈새 공간에 울타리를 설치해 출입을 막는 식이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경우가 한 가지 예다. 염리동은 범죄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우려되는 골목을 표시한 ‘범죄공포지도’를 만들고 해당 골목을 연결한 1.7km 구간을 ‘소금길’이라는 이름의 산책로로 조성했다. 도로를 직선으로 뚫어 사각지대를 없애고 전봇대에는 번호를 매겨 위급 상황에 주민이 위치를 빨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주민의 집을 ‘소금지킴이집’으로 선정하고 밝은 조명과 비상벨을 설치했다. 우범지대이던 이곳은 이후 절도 발생이 12% 감소하고 강간은 한 건도 일어나지 않는 등 범죄 예방 효과를 봤다.

이 분야 전문가인 강석진 경상대 건축학과 교수는 범죄는 취약한 환경, 약한 대상, 범죄 의지를 가진 범죄자 등 세 가지 요건이 맞아떨어질 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렇게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국토해양부에서 범죄 예방 건축 기준을 고시했지만 기존 건물은 취약한 환경 그대로입니다. 안심 공중화장실 등 인증 제도를 통과한 건물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기존 노후 건물도 환경 개선에 적극 참여할 방안이 필요합니다.”


통계로 본 범죄
인구 밀집한 강남구,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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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본 우리나라 범죄 안전은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개발원이 OECD 29개국 범죄율을 조사해 발표한 ‘치안·복지 경제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살인, 절도, 성폭력 범죄가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이외에 각국 시민들이 밤길을 걸을 때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를 지수로 나타낸 결과 우리나라는 69로 OECD 평균 72보다 다소 낮은 수치였다. 미국은 75, 일본은 78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도시 안에서도 특히 위험한 공간이 따로 있었다. 서울연구원은 2013년 펴낸 ‘서울 범죄 지역 분석 및 안전 증진 방안 연구’에서 “거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6대 범죄(살인·강도·성폭력·폭력·절도·방화)가 많이 나타난다”며 “단독·다가구주택 밀집 지역, 주거상업 혼재 지역, 상업업무 밀집 지역, 유흥·숙박시설 밀집 지역 등에서 6대 범죄 전체를 비롯해 폭력·절도가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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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에 대해서는 “15~34세 젊은 여성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자주 발생해 이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방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4년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6대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난 자치구는 강남구였다. 인구가 서울에서 세번째로 많은데다 밀집주거지역, 유흥업소, 숙박업소가 많기 때문이다.
 
흉악범죄의 경우 남성 피해자가 줄어든 반면 여성 피해자는 증가세를 이어간다. 이런 현상에 대해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본인보다 약해 보이는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적대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여성이 처한 현실을 지적했다. 노성훈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취약계층 중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분노하는 이들이 많다. 그 분노가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때 신체적 약자가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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