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광주매일신문] 벽화·가로등·CCTV…범죄없는 유토피아 꿈꾼다

관리자 2016.07.01 17:25 조회 : 2593

기사제목 : 벽화·가로등·CCTV…범죄없는 유토피아 꿈꾼다 

기사출처 : 광주매일신문 , 2016.06.30ㅣ유대용기자 , ydy2132@kjdaily.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광주의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 발생률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기준 전국 2위다. 경찰과 지자체가 범죄 예방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주지역 자치구가 범죄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도입, 주목받고 있다.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의미하는 셉테드는 도시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선진국형 범죄 예방기법이다. 이에 광주의 사회·환경 배경에 맞는 셉테드 모델을 찾아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특히 셉테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부산, 대구, 통영의 현황 뿐만 아니라, 국가 인증인프라를 구축한 영국의 사례를 통해 광주 셉테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註

 ◇환경디자인 통한 범죄예방 ‘셉테드’

 셉테드는 범죄로부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의 구성요건이 되는 가해자, 피해자, 장소간의 상관관계를 분석, 범죄를 예방하거나 범죄의 불안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일련의 물리적 환경디자인을 말한다.  도시환경을 범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적절한 건축설계나 도시계획 등을 통해 방어적으로 디자인함으로써 범죄가 발생할 위험을 줄이고 시민들의 범죄에 두려움을 낮춰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종합적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범죄행동을 유인하는 물리적 환경특성을 변경시켜 특정지역의 방어공간 특성을 높임으로써 범죄의 위험성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범행을 더 어렵게 해 시민들이 자신들의 환경 속에서 안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부분의 범죄는 일정한 시공간적 발생패턴과 피해대상의 반복성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근거로 범죄기회를 제공하는 상황적 요인들을 사전에 통제하거나 제거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셉테드의 핵심이다.

 셉테드는 가시권을 최대화할 수 있는 건물이나 시설물 등의 물리적 특성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자연적 감시’, 사람들을 일정한 공간으로 유도함과 동시에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진·출입을 차단하는 ‘접근통제’, 특정 지역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점유하게 하는 ‘영역성 강화’, 공원과 쉼터 등 주민들이 함께하는 복합시설을 설치·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러운 감시를 강화하는 ‘활용성 증대’, 시설물이나 공공장소가 원래 취지에 맞게 이용될 수 있도록 관리 및 유지하는 ‘유지 및 관리’ 등 5개 요소로 구성된다.

  


◇남구 월산동 달뫼마을 지난해 완료

 국내에서는 1992년 건설교통부에서 고안한 ‘방범설계를 위한 지침’을 시작으로 정책적인 셉테드 연구가 시작됐다. 셉테드 사업의 최초 시범적용 지역은 2005년 경기도 부천시의 고강동과 심곡동 주택단지였으며 광주에서는 남구 월산동 달뫼마을이 2014년 6월 법무부 법질서 실천운동 범죄예방 환경개선사업 중 하나인 셉테드사업 선도지역으로 지정됐다. 월산동이 셉테드 사업의 선정지로 손꼽히게 된 이유는 월산동이 남구의 공·폐가 538곳 중 273곳이 밀집한 지역으로 남구 전체 범죄 발생 건수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남구는 지난해 4월30일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조례를 공포해 달뫼마을 벽면을 밝은 색으로 도색하고 방범초소 설치, CCTV 및 비상벨 설치(3개소), 보안등(4개소)설치, 공·폐가에 출입금지 팻말과 잠금장치(18개소)설치 등을 마쳤다. 이 같은 작업을 거쳐 달뫼마을의 셉테드 사업은 지난해 초 완료됐다.

 ◇서구 안전한 동네 만들기 진행중

  서구는 지난 2월부터 화정3동 노후 주택가 일대 0.74㎢를 대상으로 셉테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정 3동은 노후 주택이 많고 학생 및 주민들의 왕래하는 곳이지만 주변에 공·폐가 및 광주보호관찰소가 입지해 청소년 범죄 등 우범지대로 변모할 우려가 높은 곳이다. 거주 인구의 약 24%가 60대 이상(150가구 320명)으로 범죄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최근 3년간 강도·강간·절도 등 5대 범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2013-2015년 동안 3천695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여기에 단독주택이 대부분이고 낡고 지저분한 담벼락과 방치된 공·폐가로 인해 늦은 시간대 행인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서구는 이를 감안해 지난 4월 밝은 분위기의 디자인 시안을 확정하고 지난달 범죄예방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전액 시비(1억원)로 진행되며 오는 10월 완료될 예정이다.

 범죄기회를 제공하는 상황적 요인들은 사전에 통제하거나 제거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하고 도시건축요소, 사회문화적요소를 종합한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안전한 동네를 조성한다는 게 서구의 설명이다.

 이 사업은 노후화된 주택담당을 밝은 색으로 도색하는 스토리텔링 벽화사업, 스파이더 범죄 취약지역 건물 외관 및 도시가스배관에 특수 형광물질을 도포하는 특수 형광페인트 도포, 사각지대 위험성을 보완하기 위한 LED가로등·CCTV 설치, 셉테드 조성을 알리는 안전마을 홍보 게시판 설치 등으로 세분화돼 실시된다.

 ◇광산구 앱 활용 ‘생활 안전지도’

  광산구는 모바일 앱을 통해 온라인 생활 안전지도를 배포, 관내 안전취약지역에 대한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광산구는 지난해 7월부터 스마트폰 앱 ‘맘편한 광산’ 서비스를 실시, 누구나 손쉽게 생활불편사항을 신고하고 처리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했다.

 ‘맘편한 광산’ 앱을 통해 안전취약요소를 신고하면 광산구 민원신고코너 광산365 구민의 소리와 자동으로 연동돼 담당부서가 지정된다. 담당자는 7일 이내 해당민원을 처리해 이를 문자로 신고자에게 알린다.  광산구는 이 같은 온라인 생활 안전지도를 통해 주민들이 느끼는 위협을 파악하고 순찰, CCTV 설치, 안전 지킴이집 지정 등 대책 수립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앱을 통해 현재까지 총 147건의 안전신고를 받았으며 지난해 관내 체감안전도 상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컨트롤타워 없어 제각각

 5개 자치구별로 셉테드를 각각 추진함에 따라 여러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담당 부서가 명확하지 않아 체계적인 진행이 어려울뿐더러 광주시는 자치구에 해당 예산을 지원하는 것 외에 별다른 역할을 맡지 않고 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각 자치구마다 담당부서가 제각각인데다 담당이 없기도 한다. 동구는 건축과가, 서구는 안전총괄과가, 남구는 도시계획과가, 북구는 교통행정·여성가족과가 셉테드 업무를 맡고 있으며 광산구는 담당조차 지정하지 않아 각 동사무소에서 주관하는 마을 벽화 조성사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5개 자치구마다 셉테드 진행 상황도 천차만별이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남구가 달뫼마을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동구는 셉테드 관련 사업이 전무한 실정이다.

  범죄예방디자인 관련 조례 제정도 차이가 크다. 남구가 지난해 4월30일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조례를 가장 먼저 마련했으며 동구는 지난해 12월30일 범죄예방디자인을, 북구와 서구는 7월 중 구의회에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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